죽어있던 블로그 다시 살려보기

2019. 9. 17. 01:33기타

중학생 때는 네이버에서, 고등학생 때는 이 블로그를 나름대로 열심히 운영했다. 나의 작은 일상들을 정리해서 어딘가에게 보관하는 일 자체를 좋아했다. 매일의 일을 기록하다보면 조선왕조실록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비슷한 뭔가가 남을 것이라는 생각에 블로그를 하는 것을 좋아했다. 물론 이제와서 보면 남 보여주기 부끄러운 글들이 가득하지만,  부끄럽더라도 그 글들이 남아있다는 사실 자체는 여전히 좋다. (그 부끄러움 때문에 그 때 썼던 글들은 비공개로 바꿨다.)

고등학교 2학년까지만 해도 이 블로그에 종종 글을 남겼는데,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공부에 집중한다며 블로그를 쉬고, 대학교 입학 후에는 블로그의 역할(매일의 생각을 글과 사진으로 남기는 것)은 트위터가 다 가져가게 되면서 이 블로그를 일년에 포스트 한 개 올라올까 말까 한 정도로 방치했다. 그 포스트 한 개 마저도 군 입대 이후에는, 전역한지 일 년이 넘은 지금까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내 일상을 남기는 게 싫어진 것은 아니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그 일을 트위터로 대신 했던 것 뿐이다. 그런데 왜 다시 블로그에 와서 이렇게 글을 쓰냐하면, 최근 트위터라는 SNS에 대한 피로감이 늘어난 것도 있고, 트위터를 비롯한 여러 SNS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기도 하기 때문이다. 작은 일상을 짧은 글과 사진 몇 장으로 나누던 공간은 어느새 서로 편을 갈라 싸우고만 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생각을 제대로 쓰지 않고 남의 시선을 의식해 자기검열을 하고있었다.

결국, 블로그를 다시 살려볼 생각이다. 비슷한 시도는 여러 번 했었다. 트위터에 일기계정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계정을 만들기도 했고, 유튜브도 시작해봤다. 일기계정은 트위터라는 SNS에서 벗어나지 않아서 금방 포기했고, 유튜브는 동영상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블로그를 살리면서 앞에 했던 시도를 지우겠다는 의미는 아니고, 이 블로그를 통해서 앞의 시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보려는 것이다. 글과 사진으로 충분한 것은 이 블로그에, 동영상이 필요하거나 동영상으로 제작했을 때 더 좋은 경우에는 유튜브를 통해서, 짧은 생각이나 공지사항은 트위터로 올리는 방식으로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고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써놓고 또 몇 달동안 아무 소식 없을 수도 있지만, 혹시 이 글을 보는 사람이 있어 약간의 기대를 가져주지 않을까하는 생각과 함께, 또 그 상상에 불과할 수 있는 그 생각이 나에게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글을 마쳐본다.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우절 레전드 거짓말 ㄷㄷㄷ  (0) 2020.04.01
블로그 분리함  (0) 2020.01.17
백준에 Go를 쓰기 시작했다.  (0) 2019.12.11
백준 17471 - 게리맨더링 (Go)  (0) 2019.12.11
Atom 플러그인 정리  (0) 2019.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