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8 ~ 2019.10.20 도쿄 덕질 여행 (feat. 오마이걸)

2019. 10. 22. 17:40돌아다니기

10월 1일 오마이걸 일본 공식 사이트(https://ohmygirljapan.jp/)에 오마이걸 일본 3rd 앨범 'Eternally' 예약 특전회 공지가 떴다. (https://ohmygirljapan.jp/contents/270976) 출국 전부터 '반년 정도는 일본에 사는 데 일본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한 번 정도는 참가해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막상 실제 공지가 뜨고 나니 고민이 됐다.

근데 때마침 10월 19일(토), 10월 20일(일) 이틀에 걸쳐 도쿄돔에서 반남페스가 열렸고, 학교 동아리 선후배들이 그 라이브를 보러 온다는 소식이 들렸다. 사람을 만나러 간다는 핑계가 더해지니 안 갈 이유가 없어졌고, 목요일에 도쿄로 가는 버스를 예약하러 갔다.

원래 계획은 당일치기 도쿄 여행이었다. 버스로 이동하는 데 6시간 정도가 걸려서 금요일 심야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토요일 아침에 도착해서 이벤트 참가하고, 밤에 형 동생들 만나고, 토요일 심야 버스를 타고 돌아 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출발 전날인 목요일에는 이미 다 매진 되어있었다. 어쩔 수 없이 도쿄 오는 선후배들 숙소에 함께 묵겠다고 하고, 금토일 2박 3일의 일정으로 도쿄에 다녀왔다.

대충 고속도로에서 찍은 사진

 

9시 20분에 버스를 타고, 3시 30분쯤에 신주쿠에 있는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가는 길에 휴게소에 4번정도 들렀다. 원래는 휴게소에서 적당한 간식거리를 점심으로 먹을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사 먹을 만 한 것도 별로 없었고, 아예 식사를 하자니 15분 밖에 안 되는 정차시간 때문에 애매해서 도라야끼 하나와 캔커피 하나밖에 먹지 못했다.

숙소가 우에노 근처라 신주쿠역에서 30분 정도 야마노테선을 타고 나서야 도착했다. 이케부쿠로 터미널에서도 내릴 수 있고, 숙소까지는 그 편이 더 빨랐지만 버스 예약 할 때에는 숙소의 위치를 몰라서 어쩔 수 없었다. 4시를 좀 넘어서 오카치마치역에 도착하여 숙소로 향했다. 그 때는 아직 데이터를 사용 할 수 없어서 숙소 주변에서 헤메다가 후배를 만나서 같이 들어갈 수 있었다.

선배중에 한 명은 늦은 시간 비행기를 탔다. 늦는 선배를 기다렸다가 오면 같이 저녁을 먹으려 했는데 아침과 점심을 너무 부족하게 먹어서 배고픔을 못참고 편의점에서 유부초밥을 사먹었다. 7시쯤 되어서야 숙소 주변에 도착했다. 숙소 주변에 있는 돈카츠 집에 가서 로스카츠 정식을 먹었다.

타베로그 점수가 꽤 높아서 갔던 돈카츠 집

타베로그에서 점수가 꽤 높게 나왔고 숙소에서 매우 가까워서 갔는데 가격대가 좀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로스카츠 정식이 1400엔정도 했던 것 같다. 이상하게 일본에서 돈카츠집을 가면 돈지루가 왜 그렇게 맛있는지를 모르겠다. 처음 받을 때는 양이 좀 적어보였는데 막상 다 먹으니 배불렀다. 뭐 1400엔이나 했는데 배도 안불렀으면 좀 화났을 것 같다. 맛있으면 비싸도 상관 없다고 생각하지만, 조금 더 싼 가격에 더 맛있는 돈카츠집을 알고있어서 조금 아쉬웠다.

져녁식사 이후에는 돈키호테에서 먹고 마실 것 좀 산다음에 숙소에서 롤드컵을 봤다.

그리핀이랑 C9이랑 경기하는거 보는 중

나는 왼쪽에 보이는 저 콜라 맛 술을 마시면서 봤다. 대충 호로요이 같은 느낌 생각하면서 샀는데 술맛이 생각보다 더 셌다. 당연하다면 당연 한 게 9도면 호로요이의 3배고 카스 맥주의 2배나 된다.

맥주 한캔 마시면 뻗어버리는 알콜 쓰레기라 그리핀 경기가 끝나갈 때 쯤 취해버려서 다 마시지도 못하고 침대로 기어 들어가 잠들었다.

 

 

 

 

 

 

 

다음날...

다음날 아침 10시 경 숙소를 나와 우에노히로코지 역에서 시부야 역으로 출발했다. 이벤트 판매가 10시 시작이라 10시 맞춰서 가려다가 귀찮아지기도 했고, 어차피 구매 하면 응모까지 되는 거니까 느긋하게 가도 될 것이라는 생각에 느긋하게 갔다. 저 사진 EXIF 정보를 보니까 촬영 시각이 10시 25분으로 돼있는 걸 보니 이미 늦은 거 더 느긋하게 가도 되겠지하고 생각 했던 것 같다.

11시를 살짝 넘겨서 타워 레코드에 도착했다. 회장은 이 건물 지하였고, 내려가서 앨범 예약을 하려 했는데...

사람이 엄청 많았다.

저 위치가 프리 라이브를 하는 소극장 같은 곳이었는데 11시에 도착해서 줄 서다가 라이브 시간인 1시가 다 되어가서 라이브 준비를 위해 줄을 계단 쪽으로 서게 하니 지하 1층부터 4층 위까지 2열로 줄이 이어졌다. 내가 4층이었고 뒤에는 줄이 얼마나 더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뒤쪽으로도 계속 줄을 섰으니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왔다. 결국 어쩔 수 없이 1부 라이브는 포기하고 2부만 참가하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추가 버스비에 숙박비까지 들어서 앨범은 2장 밖에 예약하지 못했다. 2시 쯤에 예약 구매를 완료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시부야에 있는 이치란 라멘을 오랜만에 갔다. ...가 나왔다. 점심 시간이 훨씬 지난 2시였는데도 사람이 가게 밖까지 줄 서 있었다. 그래서 그냥 근처에 맥도날드에 갔다. 심지어 맥도날드도 다 먹고 나올 때 보니 사람들이 줄을 잔뜩 서 있었다.

예약 구매 특전은 프리라이브 선입장권과 악수회, 사인회, 촬영회 참여가 있었다. 선입장권은 앨범을 얼마나 구매하는지와는 상관 없이 무조건 1장을 뽑을 수 있었는데 280번을 뽑아서 선입장 했지만 선 입장 한 사람들 중에서 제일 뒷자리에서 보게 되었다.

프리라이브에서는 번지(한국어 버전) - 토크 - 큐피드(일본어 버전) 순서로 이어졌다. 일본에서 지하 아이돌 오타쿠들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작은 공간에서 기껏해야 500명 정도 될 만한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데 그 현장감이랑 가까운 거리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울오가 있었다면 나도 모르게 꺾어서 발전기를 돌리면서 호랑이 찾다가 쫒겨났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토크 할 때에는 열심히 일본어로 토크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일본어 제일 잘 하는 지호가 아파서 이번 일본 이벤트들을 빠지게 되어서 아쉬웠다. 기억에 남는 멘트 몇가지.

미미가 번지의 킬링파트로 유아의 woo~ hoo~하는 부분을 말해서 MC였던 승희랑 효정이 불러달라고 유아한테 말했는데 일본어로 부르냐고 되물었다.
뚜또특) 귀여움
할로윈 코스튬 이야기하는데 비니는 달걀귀신 아린이는 좀비라고 얘기했다. 비니는 달걀귀신을 일본어로 뭐라 해야하는 지 몰라했고, 아린이는 왜 좀비냐는 질문에 비밀이라고 답했다. 비밀이라면서 힌트 주겠다고 뭐라 말했는데 귀여워서 말한 게 귀에 안 들어왔다.

그 와중에 촬영 금지인데도 내 10시 방향에서 몰래 몰래 사진 찍던 사람이 있었다. 신경쓰여..

이후 악수회, 사인회, 촬영회 순서로 진행했다. 악수회는 앨범 1장당 1명(랜덤 뽑기), 사인회와 촬영회는 앨범 2장당 1명(멤버 랜덤, 촬영회 사인회 여부도 랜덤 뽑기)였다.

앨범 2장으로 뽑은건 효정 개인 촬영회. 사인회나 다른 멤버걸로 교환할까도 생각하다가 그냥 촬영회 들어갔다.

일본식 이벤트가 처음이라서 좀 당황했다. 막 악수회 사인회 촬영회 등등 이벤트 후기들 보고 생각했던 분위기랑 많이 달랐다. 원래 간단하가 얘기할 생각이었는데 어버버 하면서 사진 한 장 찍고 나오는 게 전부였다. 2장만 더 사서 사인회나 촬영회 한 번만 더 했다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더욱 아쉬운 점
위 사진이 촬영회에서 찍은 사진인데 아운데 부분이 뭔가 뿌옇게 보인다. 가져간 미러리스로 찍었는데, 찍고 나와서 보니까 렌즈에 뭐가 묻어있었다. 그 때문에 사진이 원하는 대로 잘 안 나와서 아쉬웠다.

촬영회까지 다 끝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6시 좀 넘어서 끝났고, 나는 숙소 열쇠가 없고, 열쇠를 가진 사람이 간 반남페스는 9시쯤 끝이나서 3시간정도 시간이 비었다. 오랜만에 아키하바라에 갈 마음으로 아키하바라 주변에 식당을 찾아서 갔다.

식당 맞은 편이 AKB48극장이 있는 돈키호테 건물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찍고 보니 빛이 너무 퍼져보이게 나왔다. 조정하면서 예쁘게 찍었어야 했는데 배고파서 그냥 식당에 들어갔다.

마제소바를 먹었다. 고기가 부드러웠다. 오오모리로 시키면 고기도 양이 늘어날 줄 알았는데 면만 더 주는 것 같다. 면을 어느 정도 먹다가 요청을 하면 밥도 줬다. 대충 타베로그 평점이 높은 집에 갔던 것인데 역시 믿을 만 했다. 약간 대기 줄이 있었지만 그 값을 한 것 같다. (가게 정보: https://goo.gl/maps/HxZwipVYjv2WrsaC6)

2015년과 2016년 2년동안 3번 일본에 갔는데 항상 아키하바라를 갔었다. 배가 부르고 이성적인 생각을 하다보니 왜 또 굳이 아키하바라에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웬만한 곳은 다 가봤었고, 또 늦은 시간이라 문을 닫는 가게들도 많았다. 그러던 중 안 가본 곳이 한 군데 생각났다. JR 아키하바라역 바로 옆에 있는 어른의 백화점.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다. 그냥 슥 둘러보고 나왔다.

주변에서 할 게 없어서 오락실에 가려고 했는데 동전 지갑을 안 들고 나왔었던 게 기억났다. 오락실에서 쓰는 여러가지 카드들이 동전지갑에 있어서 기록 없이 노카드로 게임을 해야했다. 하지만 노카드로 할 정도로 하고싶지는 않아서 그냥 돌아다녔다. 9시쯤 되니까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아서 열려있던 토라노아나로 들어갔다. 여기도 처음 왔을 때 충격적이었는데 어른의 백화점을 갔다와서 그런가 그저 그랬다. 코믹 언리얼 10월호 표지가 예뻐서 충동구매 할 뻔했는데 안하고 무사히 빠져나왔다. 역시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맞다.

9시를 조금 넘긴 시각, 시내 무료 와이파이를 잡아서 도쿄돔에 있는 일행한테 연락했다. 9시에 끝났는데 앞쪽 자리라 나가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그래서 주변에 카페를 찾아서 들어갔다.

기가막힌 우연의 일치로 주머니엔 320엔이 있었고 커피의 가격은 220엔 이었다. 커피를 좋아하긴 하는데 맛은 잘 몰라서 맛 평가는 못하겠다. 대충 30분 정도 시간 때우다가 숙소로 갔다.

숙소에 도착하니 일행이 막 도착해있었다. 일행들은 저녁을 안 먹어서 먹으러 나간다고 했다. 같이 가자고 했는데 소바를 오오모리로 먹고 밥까지 먹는 바람에 배불러서 그냥 숙소에 남았다. 트위터랑 커뮤에 간단히 오프 후기 남기고 씻고 잤다.

 

 

다음날...

일행들은 20일 페스도 참가해서 남고, 나는 13시에 돌아가는 버스를 예약해서 우에노에서 헤어지고 이케부쿠로로 갔다. 텐동이 먹고싶어져서 이케부쿠로역 근처에 있는 텐동집으로 갔다. (가게 정보: https://goo.gl/maps/jFfQNe2FXZA86goTA)

생각 한 것 보다는 별로였다. 100엔 더 내고 오오모리로 먹었는데 거기에 100엔만 더 내면 튀김도 1개씩 더 올라가는 점보 메뉴가 있었다. 점보로 먹거나 그냥 보통 사이즈를 먹는 게 나았을 것 같다. 텐동이든 뭐든 덮밥류는 간장이 맛있으면 다 해결 해 주는 것 같다. 튀김이 특별히 맛있던 건 아닌데 간장이 맛있어서 나름 괜찮은 텐동이었다.

이케부쿠로에는 버스 시간보다 2시간정도 일찍 도착했다. 그래서 빅카메라에 들렀다. 렌즈에 이상한게 묻어있었는데 닦을 게 없어서 렌즈 닦는 1회용 클리너 50개 들이를 샀다. 세금포함 502엔이었다. 원래 쿠팡에서 zeiss 1회용 렌즈 클리너를 세일 할 때 사서 썼는데 쿠팡에서 세일을 자꾸 안해서 못샀었다. 다른 브랜드지만 뭐 카메라 매장에서 파는 것이니 그비슷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샀다.

돌아오는 길 날씨가 너무 좋았다. 도쿄에 있는 동안 자꾸 흐리고 가랑비가 내렸다 그쳤다 반복해서 아쉬웠는데 돌아올 때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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